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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써주고 싶은 글귀

by 마스터워커 2022.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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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고 무자비한 소식에 노출이 많다 보니 마음이 지치고 우울해지는 하루입니다.

쏟아지는 무서운 뉴스에 눈과 귀를 닫고 싶어 집니다. 아름다운 글귀를 읽으면서 마음에 위로를 채워봅니다.

나에게 주고 싶은 글귀이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 고마운 사람에게 선물하면 좋을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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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답함

           나태주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산책길에 만난 씀바귀 사진
길가에 핀 씀바귀

혼자서

            나태주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라

 

미국 쑥부쟁이

초라한 고백

            나태주

 

내가 가진 것을 주었을 때

사람들은 좋아한다

 

여러 개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보다

하나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

더욱 좋아한다

 

오늘 내가 너에게 주는 마음은

그 하나 가운데 오직 하나

부디 아무 데나 함부로

버리지는 말아다오.

 

산길에 핀 미국 제비꽃
힘차게 피어오른 제비꽃

그래도

          나태주

 

나는 네가 웃을 때가 좋다

나는 네가 말을 할 때가 좋다

나는 네가 말을 하지 않을 때도 좋다

뾰로통한 네 얼굴, 무덤덤한 표정

때로는 매정한 말씨

그래도 좋다.

 

바위 사이에 펼쳐진 앵초꽃
앵초

멀리서 빈다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태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슬퍼할 일을 마땅히 슬퍼하고

괴로워할 일을 마땅히 괴로워하는 사람

 

남의 앞에 섰을 때

교만하지 않고

남의 뒤에 섰을 때

비굴하지 않은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미워할 것을 마땅히 미워하고

사랑할 것을 마땅히 사랑하는

그저 보통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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